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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안 되는 ‘식욕’, 더 관리 안 되는 ‘식욕억제제’

제약ㆍ바이오 / 김경선 / 2014-02-26 19:33:33
다이어트 중독 韓, 4년반동안 ‘3000억원’ 향정 식욕억제제 먹었다 ‘날씬한 몸’이 자기관리의 한 측면으로 자리잡은 지금 대한민국은 온통 다이어트 중이다. ‘마름’을 권하는 사회, 급증하는 ‘비만 클리닉’ 등 너 나 할것 없이 보다 마른 몸을 추구하며 이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식욕억제제’다. 비교적 쉽게 살을 뺄 수 있을 기대감에 별 고민 없이 식욕억제제를 찾게 되는 것이다.

◇ 너 나 할 것 없는 ‘식욕억제제’

대표적인 식욕억제제로는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엘틸프로피온, 마진돌 성분의 제제가 있으며 이 성분의 제제들은 의존성이나 내성이 발생할 수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해당 제품을 4주 이내로 투여해야 하지만 1.8kg 이상 또는 의사와 환자 모두가 만족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경우 4주 이상의 복용은 가능하지만 3개월은 넘어선 안 된다고 규제하고 있다.

장기간 복용할 경우 폐동맥고혈압, 심각한 심장질환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소비는 도무지 감소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국제마약감시기구(INCB)의 2013 향정신성물질의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펜디메트라진의 사용량이 세계 2위로 나타났으며, 펜터민도 세계 5위로 나타났다. 그만큼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복용이 대중화 돼 있다는 것이다.

◇ 4년 6개월간 3034억원치 공급… 누가 다 먹었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윤인순 의원(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식욕억제제 요양기관 공급내역’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식욕억제제 공급·유통수량은 3억7564만정으로 이 가운데 향정신성의약품은 44.6%인 1억6735만정으로 나타났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2010년 대비 29.6% 증가한 것이다.

2009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요양기관으로 공급된 내역을 살펴보면 ▲펜디메트라진이 44만5799개(1371억4500만원) ▲펜터민이 19만7136개(1515억3600만원) ▲디엘틸프로피온이 3만3246개(89억8200만원) ▲마진돌 1만775개(57억8800만원) 등이었다.

4년6개월간 총 3034억5100만원어치의 향정신성 식욕억제제가 공급된 것이다.

가장 공급 물량이 많았던 펜디메트라진 성분 제제 중 단연 1등은 드림파마의 ‘푸링정’이다. 푸링정은 2013년 상반기에만 63억9078만원치의 제제를 공급했다. 동 성분 제제 공급량이 132억5794만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약 50%에 육박하는 것이다.

펜터민 시장에서도 드림파마는 강세를 보였다. 드림파마의 ‘푸리민정’은 35억원의 공급량을, ‘판베시서방캡슐30mg’은 26억9318만원의 공급실적을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디에틸프로피온 성분 제제의 경우 드림파마의 ‘테뉴에이트정’이 2억4093만원, 휴온스의 ‘웰피온정’이 9316억원의 공급액을, 마진돌 성분의 대원제약 ‘사노렉스정’은 2억6748만원, 광동제약 ‘마자놀정’은 2억908만원의 공급액을 기록했다.

◇ 복용인은 늘어가는데 관리는 ‘가이드라인’이 전부?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에 대한 지적은 끊임 없이 제기돼 왔다. 마약류에 포함되는 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방문하면 쉽게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점, 부실한 관리체계, 비정상적으로 마름을 권하는 사회 분위기 등이 지적 대상이었다.

국회에서는 더욱 강화된 보건당국의 관리체계를 주문했다.

남윤인순 의원은 “마약류 성분의 식욕억제제가 무분별하게 오남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리당국인 식약처는 ‘집중모니터링 대상’ 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고는 하나 부작용 신고를 접수하는 것일 뿐 실제 감시 정도에는 차이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윤 의원은 “의료기관의 사용 보고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선진국에서와 같이 부작용이 큰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국회의 지적에 식약처는 식약처는 “현재 요양기간의 처방·투약 내용 보고를 의무화 하는 방안을 입법화 하기 위한 초기 단계에 있다. 법안이 마련되면 실시간으로 식약처가 감시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백용욱 사무국장은 “향정신성 식욕억제제가 사용될 때 BMI를 맞춰 써야 하고, 복용 기한이 제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는 전문의약품의 복용 지침을 위반한 것이며, 의약품을 다이어트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으로 문제가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펜터민 계열의 경우 자칫 잘못하다가 일상 행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신이상, 착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음에도 이에 대한 설명은 정작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라며 “또한 현재는 약국에서 향정 의약품을 타갈 때 기록을 해두는 정도의 규제만 존재할뿐 별다른 규제도 법안도 없는 실정이다. 또한 마약류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식약처의 경우 향정 의약품 가이드라인 제작 정도 수준의 관리에 그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메디컬투데이 김경선 (holicks88@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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