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가상자산 환치기 직원 방조 혐의…1심서 무죄 판결

양정의 기자

stinii@mdtoday.co.kr | 2026-05-15 16:04:02

▲ (사진=우리은행)

 

[mdtoday = 양정의 기자] 우리은행이 직원의 1조원대 불법 외환 송금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직원의 위법 행위만으로 은행 법인까지 형사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임혜원 부장판사는 14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우리은행 법인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벌금 1억원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은 우리은행 전 지점장 A씨가 2021~2022년 가상자산 환치기 조직과 공모해 수입 대금을 가장하는 방식으로 1조원대 외환을 해외로 송금한 혐의에서 비롯됐다. 

 

A씨는 허위 인보이스 등을 이용해 거액의 외환 송금을 처리한 혐의로 이미 2023년 6월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가상자산 환치기는 해외 거주자로부터 가상자산을 넘겨받아 국내 거래소에서 매도한 뒤, 그 대금을 외화로 바꿔 해외로 송금하는 불법 외환거래다. 

 

국내와 해외 가격 차이를 뜻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해 차익을 얻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A씨의 불법 외환 업무를 방조했고, 직원들이 10억원 이상 자본거래 시 필요한 한국은행 신고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양벌규정을 적용해 법인도 함께 기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우리은행이 위법 행위의 직접적인 이익 귀속 주체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양벌규정이 직원의 위법 행위로 실질적 이익을 얻는 법인까지 처벌하기 위한 조항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이번 사건의 우리은행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임 부장판사는 “우리은행은 양벌규정 적용 대상자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직원들의 증빙서류 확인 의무 위반도 인정하지 않았다. 

 

서류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신고 여부 자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단정하는 것은 형벌 법규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당시 직원들이 해당 거래를 신고나 허가가 필요 없는 일반 수입대금 송금으로 인식한 점도 고려했다. 

 

이에 따라 은행 법인에 추가적인 확인 의무 위반 책임까지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금융기관 직원의 불법 행위에 대해 법인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양벌규정 적용 범위에 제동을 건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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