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선택한 왕따, 자가소외중독!
회피성 인격장애, 분열성 인격장애로 나눌 수 있어..
이정은
alice@mdtoday.co.kr | 2007-07-17 03:40:01
직장에 첫 출근한 지 5개월 하고도 14일이 지난 이하연씨(26 ·가명). 출근하는 그녀의 걸음이 천근만근 무거워 보인다. 이유는 동료들과 어울리는 게 불편하기 때문.
이하연씨는 “매일 동료들과 나눌 얘깃거리를 준비해 가지만 막상 동료 앞에만 서면 입이 잘 안 떨어지고 왠지 동료들 사이에서 혼자만 왕따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몰래 화장실에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털어놓는다.
대학생 윤한철씨(24·가명)씨는 “언젠가부터 사람이 많이 모인 곳보다는 혼자 있는 걸 더 즐기게 됐다”며 “이젠 매일 수업이 끝나면 바로 집이나 PC방으로 달려가 인터넷 게임을 하며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게 더 편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최근 자기 스스로를 왕따 시키는 이른 바 ‘자가소외중독’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자가소외중독이란 남들이 따돌린다기 보다는 자기가 알아서 자기를 소외시키는 증상으로 심한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자가소외중독의 증상은 회피성 인격장애와 분열성 인격장애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최인근 교수는 “회피성 인격장애와 분열성 인격장애는 사람을 멀리한다는 공통된 점이 있지만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 장애를 가진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거부당하거나 따돌림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늘 위축되어 있고, 타인과 가깝게 지내기를 바라지만 부끄러워 표현을 못한다.
보통 이런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자존심이 없고 타인이 자신을 거부할까 봐 지나치게 경계하는 경향이 있고 타인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되는 환경에서는 정상적으로 일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태가 되면 우울증이나 분노, 불안증 등이 나타난다.
이런 장애는 기질적으로 회피적 성격을 타고나거나 유년시절에 소심한 성격을 지닌 사람에게 잘 나타나고 주로 청년기에 시작된다.
특히 어렸을 적 부모님에게 따뜻한 정을 못 느꼈다거나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 대화가 없고 어색할수록 이 증상에 걸릴 확률이 높다.
분열성 인격장애는 대인관계나 사회활동에 대한 욕구가 없고 비현실적인 양상이 나타나는 인격장애로 사람을 만나는 것을 기피할 뿐 아니라 사람들과 친밀한 대인관계를 원하지도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분노나 기쁨 적대감, 공격성 등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가 드물고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비현실적인 공상에 사로잡혀 있다.
더불어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타인이 자신에 대해 칭찬하든 비난하든 관심이 없으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
분열성 인격장애도 회피성 인격장애와 마찬가지로 성장과정에 문제가 있어 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확실하지 않지만 유전적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문의들은 추정하고 있다.
한편 자가소외중독은 인터넷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서도 흔히 발견된다.
인제대백병원 신경정신과 김원 교수는 ”일단 인터넷에 빠져 사는 사람들의 특징이 말도 없어지고 누가 조금 이상한 소리하면 욱하는 성질이 많이 생겨 내성적으로 변하게 된다”며 “이런 점들로 미루어 보아 인터넷에 중독된 사람도 자가소외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듯 게임이나 채팅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두려워해 대인관계가 위축되고 심해지면 현실세계에서 도피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아직 성격이 완성되지 않고 발달 단계에 있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중독될 경우 이런 자가소외중독으로 번질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정신과 전문의 들은 “자가소외중독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먼저 대인관계를 맺을 때 두려워하지 말고 취미나 모임에 많이 참여하는 것이 좋다”며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가족간의 대화’”라고 입을 모아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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