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데카솔, 후시딘 등 일반약 오남용, 알고도 모른채?
외용항생제 등 내성 키워 문제 많아…전문의들 "일반약-전문약 재분류 시급"
권선미
sun3005@mdtoday.co.kr | 2008-10-28 20:19:20
일반의약품 중 오남용 위험이 높은 의약품을 대상으로 전문약 전환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현행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의 분류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면서 의료계 일각에서 약국 등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의 오남용 위험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현행 우리나라의 의약품 분류체계는 크게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편의성을 강조해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 등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등 두 종류로 나눠진다.
일반적으로 의약품을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각 국가의 의약품 사용행태는 물론 국민 보건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에 해당 의약품을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할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할지 의료계를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의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5월 의약분업으로 의약계의 극심한 의견대립으로 인해 대부분의 미처방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을 당시 복지부가 최종적인 결정을 위임받아 분류 결과를 발표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의료계 일각에서는 약국 등에서 편의성을 강조해 의사의 처방 없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중 몇몇 제품의 경우 의약품을 오남용할 경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조치가 미흡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데카솔, 후시딘 등 외용항생제 오남용 심각
강남에서 피부과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 원장은 "사춘기 학생의 경우 여드름에 대해서 많이 신경써 항생제의 일종인 여드름치료제 '크레오신티' 등을 약국에서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항생제를 장기간 오남용할 경우 항생제 내성이 증가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앞서 경실련은 일선 소비자들이 약국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 항생제 내성을 높일 수 있는 스테로이드제제와 병합한 상처치료제 '마데카솔', '후시딘' 과 같은 외용 항생제에 대해 "항생제 오남용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며 "항생제 내성율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 이러한 '마데카솔'과 같은 외용 항생제를 전문 의약품으로 분류해 오남용 위험성에 대해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경상대병원 피부과 김태흥 교수 역시 "피부에 주로 사용되는 피부 외용제는 엄청나게 오남용되고 있으나 복지부의 연고제제 분류를 보면 선진국 분류 수준인 전문약 80%, 일반약 20%의 비율과 정반대인 전문약 20%, 일반약 80%로 분류되는 모순을 보이고 있어 의약품 오남용 위험에 따른 항생제 내성 증가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얼굴에 바르는 연고제인 동국제약 '마데카솔'을 비롯해 한독약품 '더마톱' 등 스테로이드 제제가 포함된 다수의 외용 연고제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의약품 오남용을 막자는 것인지 스테로이드제제의 오남용을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들 제품의 경우 스테로이드 단계가 대부분 중등도 이상이었으며 일부 제품의 경우 가장 높은 수준의 스테로이드를 함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의약품으로 팔리고 있었다.
이같은 실태에 대해 한 피부과 전문의는 "가장 강도가 약한 스테로이드 제제를 1년 이상 장기간 사용할 경우에도 모세혈관확장증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올바른 용량을 적정기간 사용할 경우 증상 호전 등의 효과가 있지만 이들의 특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오남용 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어 이들 의약품의 경우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수면유도제 오남용, 불면증 야기
이들 제품 이외에도 수면을 취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약국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수면유도제의 오남용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일반적으로 약국에서 수면제로 판매되는 제품들 대다수는 수면제가 아닌 수면을 유도하는 수면유도제다.
특히 약국에서 구입하는 이들 수면유도제의 경우 신체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지만, 제품을 장기간 복용함으로써 잠에 대한 강박관념을 높이는 동시에 약에 대한 내성을 유도해 오히려 불면증을 야기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기도 한다는 것.
실제로 최근 SS501의 김현중 역시 잠을 청하기 위해 수면유도제를 과량으로 복용하다 응급실에 실려가는 등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소란을 일으켰던 바 있다.
서울수면센터 김광훈 원장은 "수면유도제가 약 자체적으로 의존성을 유발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심리적으로 약을 먹어야 잠을 청하는 등 잠과 관련된 강박관념이 강해져 수면유도제에 대해 의존성을 보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제품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약 갯수를 늘려 복용함으로써 효과를 유도하거나 혹은 복용하지 않을 경우 잠을 못 이루는 등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어 오히려 병을 악화 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좌훈정 의협 전 보험이사는 "현재의 의약품 분류는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이 섞인 복합제가 전문의약품이 아닌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는 등 살펴보면 많은 부분에서 잘못 분류된 사항이 적지 않다"며 "의약품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큰 의약품 등 국민 보건에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의약품은 전문의약품으로 재 분류하는 등 의약품 재분류에 대한 논의가 조속한 시일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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