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진나면? 속보 나올 때 이미 ‘쑥대밭’

조기경보체제 투자와 건축시 내진설계 필수

박엘리

ellee@mdtoday.co.kr | 2010-01-21 06:41:03



1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기록한 비극적인 ‘아이티’의 대참사가 더 이상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지진조기경보 체계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로 현 조기경보 체계상 2분 이상 경과시 지진파가 한반도 전역을 통과하는 등 안전대책이 시급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횟수는 모두 60회. 지난 10년간(1999∼2008년)의 평균(41회)보다 19회나 더 발생했다.

‘한반도의 주요 지진 및 지진해일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가장규모가 컸던 지진은 1980년 1월8일 평안북도 의주에서 발생한 규모 5.3의 지진이고 2004년 5월29일에 경상북도 울진 동쪽 해역에서 5.2, 1978년 9월16일 충청북도 속리산 부근지역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기록됐다.

가장 최근에 규모가 컸던 것은 2007년도 1월20일 규모 4.8의 지진이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지역에서 발생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지진 발생은 일정한 틀을 보이는 것은 아니나 통상적으로보면 규모 4.0대가 1년에 한 번 정도, 5.0대가 5~6년에 한 번, 32년 동안 5.0대 대가 5회 정도 발생했다.

지진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규모 5.0 내외의 지진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규모 6.0 수준의 지진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의 서쪽 근해의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큰 규모의 해저지진이 발생해 1983년과 1993년에 한반도 동해안에 피해를 유발한 적이 있으므로 향후 이 지역에서 지진해일 발생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지진이 유라시아 판, 태평양 판과 같이 판과 판의 경계 사이에서 발생하는데 우리는 유라시아 판 내부에 있어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1976년 중국 당산에서 발상한 당산지진은 위치가 판의 내부임에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 확실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지금까지의 현재 과학기술로는 세계 어느 나라도 지진을 예측하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내진설계를 통해 건물과 같은 구조물을 견고하게 만들어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이고 지진 발생 상황이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조기경보기술’이 관건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이 두 마리 토끼 중 어느 것 하나도 잡지 않아 지진 발생 시 큰 피해가 우려된다.

먼저 지진 발생 후 2분 이상 경과하면 지진파는 한반도 전역을 대부분 통과하는데 2005년 이후 기상청의 지진 통보시간은 평균 4.4분으로 단축 한계에 도달했다.

또한 지진 기술 개발 사업에서 국내 특허 출원 및 등록이 최근 3년간 1건도 없을 정도로 아직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진다발 국가인 일본의 경우 1989년부터 준비 단계를 거쳐 2003년에서 2007년까지 5년간 국가 프로젝트로 3100억원을 투자해 2007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긴급 지진속보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8월에 도쿄 인근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6.6의 지진을 당시 3.8초 만에 발표한 사례도 보고 됐다.

우리 기상청은 추정규모 3.5이상 내륙지진 또는 4.0이상 해역지진은 지진발생 2분 이내에 속보를, 규모 2.0이상의 내륙이나 해역지진은 5분 이내에 통보를 발표하는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준선 의원(한나라당)은 지난 기상청 국감에서 “기상청의 지진속보‧통보 운영현황을 보면 미흡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며 지진 발생시 건물이 흔들리고 큰 진동을 일으키는 S파의 속도를 초당 3km로 가정하면 2분 경과시 360km를 전파하게 되므로 지진속보는 이미 지진파가 전달되고 나서야 국민들에게 전파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지진조기경보 체제 구축을 위한 예산이 300억 가까이 드는 대규모 사업이긴 하지만 단 한 번의 지진과 지진해일로 그 이상의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기상청은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상청은 지난 8월 ‘국가지진조기경보체제 구축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며 1단계로 2015년 까지 지진관측 후 50초 이내 경보 발령, 2단계 2020년까지 지진관측 후 10초 이내 경보 발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상청 이현 지진관리관은 “지진파 중 P파와 S파의 전달속도 차이로 규모를 분석하기 위해 P파를 이용해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 중에 있으며 일부 학자들이 지진 전조현상 연구를 하고 있지만 우리가 지진이 빈발한 지역이 아니다보니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몇 십 년, 몇 백 년 계속 연구해야 하는 과제로 투자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진관리관은 “조기 경보를 하려면 P파를 빨리 관측해야 하는데 일본이 관측소와 관측소간 이격거리가 15km인 반면에 우리나라는 32km로 차이가 나며 향후 선진국의 성공사례를 충분히 분석해 우리 실정에 맞는 기술을 도입하는 등 최대한 시행시기를 단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시내 건물 62만8325채 가운데 내진설계가 된 것으로 확인된 건물은 9.85%인 6만1919채로 채 10%가 안 돼 ‘지진불감증’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목포대학교 건축공학과 김용석 교수는 “내진설계가 건축법상 1988년에 처음 도입해 그 때 당시 6층이상 건물, 연면적 만 제곱미터 이상이 의무적으로 하도록 했기 때문에 아직 검증이 안 된 건물들이 있다”며 “검증이 안 됐다 뿐이지 콘크리트나 철골로 짓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내진 성향은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처음 설계를 할 당시 고려해서 건축을 하면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데 이미 지어진 건물을 보강하려면 건물에 대한 성능을 모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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