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생 자살 부른 '극심경쟁·우울증' 해결책은?

우울증등 카이스트 학생 올 들어 4명이나 자살

장윤형

bunny@mdtoday.co.kr | 2011-04-08 19:05:01

극단적인 경쟁과 우울증 등의 연유로 카이스트 학생이 올 들어 4명이나 자살을 하자 갖가지 대응책을 마련하자는 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푼 과학도로서의 꿈을 갖고 한국 최고의 연구·교육기관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입학했지만 정작 그들에게 남은 것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밖에 없는 극단적인 선택 뿐이었다.

8일 오전 카이스트 이재규 교수가 학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네가 좌절해 주저앉았을 때 찾아가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네가 울게 하려고 공부시킨 것이 아닌데 네 열등감을 깨우치려 가르친 것이 아닌데 서로 보살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인생이란 경기를 알려주지 못했구나"고 써 있었다.

특히 학생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 중의 하나가 '징벌적 등록금'제도에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카이스트는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징벌의 성격이 있는 등록금 제도를 도입했다.

일례로 학생들은 평점 3.0(만점 4.3)에서 0.01점이 낮아질 때마다 6만 원을 다음 학기 시작 전에 지불해야 한다. 2.0 미만의 평점을 받은 학생은 최대치인 600만 원의 수업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한 카이스트 학생은 학생회관 앞에 설치된 '총장님께 보내는 질문' 게시판에 "세계 최고의 대학을 만들기 이전에 학생들에게 최고의 리더가 되세요"라며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에게 건의했다.

치열한 무한경쟁 시대 속에서 카이스트 학생 뿐만 아니라 20대들은 학점 경쟁과 싸워야 하고 치열한 취업문을 뚫어야 한다.

이는 소위 '이겨야 산다'는 강박증을 낳고 낙오자는 우울증에 걸리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고대 안암병원 정신과 이화영 교수는 "성공이 개인의 행복에 있어서 최우선이 되는 시대에 살다보니 개인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경쟁에서 이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경우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으면 우울증이 생길 염려가 크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중고교 시절에도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학업에 전념해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입학한 경우가 다수다. 학업스트레스가 우울증을 유발할 확률이 높을까.

이화영 교수는 "학업 스트레스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사고관 차이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어떤 사람은 학업으로 오는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고 성취로 오는 결과에 대해 만족하고 즐거움을 느끼는가 하면 어떤 이는 결과 여부에 관계 없이 학업에 대한 강한 부담감을 느끼며 힘들어 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는 똑같은 상황을 받아들이는 개별적 차이에서도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학교제도나 사회구조적 문제를 부인한 체 자살 문제를 개별 성향의 차이로만 돌릴 수 는 없는 부분이 있다.

이 교수는 "한국 사회는 인적 자원이 제일 중요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그러므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창구를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경쟁을 피할 수 없다면 스트레스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