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 도심의 클리너, 미화원 건강은 ′만신창이′

도심의 클리너, 미화원 건강은 '만신창이'

노동 / 김민정 / 2010-03-11 21:08:33
휴게시설 미비, 세제로 인한 질병 노출 '심각'
▲미화원의 휴게실은 창고방이다 <출처=공공노조>

일부 대학교의 미화원들은 휴게 시설을 공급받지 못해 근골격계 질환 및 세제로 인한 질병에 노출돼 있지만 학교 측은 미화원이 용역업체 직원이라는 이유로 보호책을 세우지 않은 실정이다.

김모(여)씨는 E대학교에서 오전 7시부터 오전 11시까지 파트타임으로 미화 작업을 한다. 김 씨가 맡은 건물은 연면적 2만여 평, 총 6개 층으로 이뤄진 국내 대학 최대 규모의 지하캠퍼스 공간으로 미화인으로서는 고통스러운 장소다.

김 씨는 “한 층당 2~3명이 배치돼 최대 4명까지 일을 하는데 일의 양이 너무나 많아 1분도 쉴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날아다니듯 일을 해도 시간이 부족하며 하루종일 온 몸을 써서 일을 해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토로했다.

공공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가 12일 밝힌 바에 따르면 190명의 인원은 이 대학교 건물안팎을 관장하고 있으며 특히 건물 외부를 청소하는 ‘외곽청소’의 경우 언덕이 많은 관계로 미화원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이 대학 공공노조 분회의 경우 11일 오전 11시 학생문화관에서 집회를 열어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를’이란 주제로 고강도 노동에 대한 호소와 대책 촉구의 장을 마련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29일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이 현장 조사를 한 결과 국내 S대학교에서는 한 미화원이 3~4개 층을 맡아 청소를 하며 20~30여개의 강의실, 화장실, 복도, 외곽, 건물내외의 계단, 쓰레기 분리수거 및 운반 등의 일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학교에서 리모델링한 건물 화장실 바닥을 하얀색 타일로 교체하며 미관상 바닥을 하얗게 유지하기 위해 타일 사이의 때까지 벗겨내야 했고 세제를 원액 그대로 써 피부병 등 각종 질환에 노출돼 있다.

아울러 미화원들은 세제를 많이 쓰지만 면·고무장갑은 한 달에 한 켤레만 지급돼 주부습진이나 피부병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화, 비닐장갑·고무장갑, 최소한의 일회용 마스크 등의 대비용품은 지급량이 적거나 아예 지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 나라의 경우 세제에 어떤 물질이 들어있는지 파악이 안돼 미화원처럼 세제를 주로 쓰는 노동자에 대한 보호책이 설립조차 되기 힘들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신범 산업위생실장은 “세제는 각종 암을 유발시키는 등 그 폐해가 심각하다”며 “캐나다의 'LEAS'라는 기구에서는 세제에 있는 발암물질들을 규정해 이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는 방안까지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 나라는 해결책 마련이 시작조차 안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결과 미화원들의 주평균 근무시간은 48.9시간이지만 월평균 임금은 72만2586원에 그쳤다. 미화원들의 여성비중은 74.3%에 달했고 평균 나이는 57.2세로 미화원은 여성, 비정규직, 고연령 등 노동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도 산업·직업별 고용구조 조사(OES)결과 전체 직업 391개 중 5번째로 많은 이들이 종사하고 있는 직업은 청소원이며 청소원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52만2464명으로 전체 경제활동인구 2318만5600명의 2.3%를 차지했지만 이들에 대한 보호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대학내 미화원을 위한 휴식 시설은 미비해 청소 후 세균에 그대로 노출되고 고강도 노동 후 쉴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화여대에서 조합원들이 총회를 열었다

S대학의 경우 생활관은 휴게실이 없어 남자화장실 변기위에 판자만 깔고 만들어 화장실 내 물품실에서 등만 기댄 채로 휴식을 취할 수 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휴게실 환경이 열악해 비나 물이 새는 곳도 태반으로 휴식과 식사를 해결할 곳으로 적당하지 않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 측은 ▲사회적 관심 ▲비정규직·저임금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활동가는 “산업안전보건법 산업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276조에서는 사업주가 근로자를 위한 휴게공간을 설치하도록 돼 있어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용역 직원에 대한 휴게공간도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 상태가 확보돼야 한 만큼 미화노동자들에 대한 식비 보장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공공노조 미조직비정규국 류남미 국장은 “‘미화노동자=용역노동자’라는 등식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미화업무는 반드시 비정규직이고 저임금을 줘도 된다는 인식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류 국장은 “이들이 없으면 사회가 유지되지 않는데도 사업주는 미화원이 정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신종플루 때 백신조차 제공하지 않았다”며 “사업주,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정 (sh1024h@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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