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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발암물질 '라돈'…정부대응 '미흡'

노동 / 손정은 / 2010-04-17 15:48:07
해마다 삭감되는 예산, 주거시설 기준마련 시기 불투명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초등학교, 관공서 등에서 과다검출 된 사실이 밝혀진지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대응은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10월 환경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준선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전국 실내 라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660개 초등학교 가운데 89개(13.5%) 학교의 연평균 라돈 검출량이 국내 기준인 148베크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 학교에서는 기준치보다 12배가 많은 1788베크렐(㏃/㎥)이 검출되면서 라돈 저감사업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히 요구됐었다.

이에 환경부는 15일 실내 라돈 저감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전국라돈지도 작성사업을 오는 2013년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진행된 라돈지도 작성 사업으로 현재는 전국 시·도 단위를 기준으로 라돈의 검출이 높고 낮은 정도가 파악된 수준이며 강원, 충북, 울산 등이 과다검출 지역에 속한다.

라돈은 자연방사성 기체로 세계보건기구의 역학조사 결과 폐암발병원인의 3~14%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제암연구센터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을 만큼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화강암 지대가 많은 우리나라는 라돈 피해 가능성이 크며 오래된 가옥일수록 지반과 밀착돼 라돈의 유입 가능성이 높아 공공시설보다 주거지역에서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주요선진국에서는 80년대부터 체계적인 라돈 실태조사와 저감대책을 수립했다.

미국, 영국, 스웨덴 등은 라돈실태조사를 마치고 주거지역의 라돈 기준치를 정해 권고 또는 의무화 하고 있으며 자국 실태에 맞는 라돈저감방법을 개발해 보급하고 해당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라돈 대책마련이 이렇게 늦어진데 대해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박석순 교수는 "환경과 관련된 대책이란 것은 페놀유출 때처럼 큰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 마련되는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박 교수는 "환경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경로는 호흡기, 피부, 음식으로 인한 3가지 경로가 있는데 같은 농도라도 호흡기로 인한 유입이 가장 피해가 크다"며 "특히 학교에서 생활하는 어린이들에게 호흡으로 인한 라돈의 피해가 더 치명적이다"며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표본조사를 통해 유출결과를 발표함으로써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지난해 한 학교에서 기준치의 12배가 검출됐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며 관련 지역 학교가 한바탕 홍역을 겪었다"며 "라돈이 가스형태여서 방학 때와 같이 학교가 밀폐돼 있을 때는 검출이 높게 나타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환경부에 대책마련도 없이 혼란만 주는 일은 없도록 하자고 요청했었다"며 "교과부는 환경부의 라돈 저감사업추진에 대해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 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가 라돈 저감사업 추진에 팔 걷고 나서겠다고 발표는 했지만 사업이 계획대로 원활히 추진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남아있다.

라돈 관련 사업 예산이 지난해부터 당초 계획의 1/4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신당이 지난 7일 공개한 환경부 라돈 예산안을 살펴보면 2008년 11억5000만원이 계획안 그대로 책정된데 반해 2009년에는 당초 계획안의 24억8000만원에서 7억7800만원, 2010년엔 28억8000만원에서 7억원만 예산을 배정받았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추진계획에 잡혀있는 노출평가, 저감시범사업 등에만 1억2000여만원이 부족하고 라돈에 대한 홍보도 예산부족으로 일부지역에만 시행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라돈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증액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시설에 비해 라돈 검출이 더 높게 나타나는 주거지역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권고기준치마저 없는 실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1000가구를 대상으로 라돈 측정을 진행할 예정이며 주거시설의 기준과 개선명령에 대해서는 관련 법개정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개정이 언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메디컬투데이 손정은 (jems@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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