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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료기술평가 건너뛴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 도입에 시민·환자단체 반발

헬스케어 / 김미경 기자 / 2026-01-28 08:33:05
▲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시민단체와 환자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DB)

 

[mdtoday=김미경 기자]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시민단체와 환자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최근 논평을 내고 “의료기기 업체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손쉽게 돈벌이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환자는 더 위험해질 뿐 아니라, 불필요한 의료비를 비급여로 지급하게 돼 의료비 폭등의 부담도 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6일 복지부와 식약처는 혁신적 의료기기가 식약처의 국제적 수준의 임상평가를 거친 경우, 별도의 신의료기술평가 없이 시장에 즉시 진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도입·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적 수준의 강화된 임상평가를 거친 새로운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새로운 의료기술은 시장에 즉시 진입할 수 있게 돼, 최장 490일 소요되던 진입기간을 최단 80일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의료기기 산업 활성화를 위해 안전성, 유효성 검증을 무시한다는 게 이 제도”라며 “그동안에도 신의료기술평가가 식약처 허가와 ‘중복규제’라는 의료기기 업계의 생떼를 수용해, 이번 제도와 유사한 선진입 방식의 제도가 여러 차례 도입됐고, 지난 윤석열 정부는 이마저도 만족하지 못해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도입하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의 것을 그대로 수용해 이번 제도를 시행한다는 게 무상의료운동본부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우수한 의료기술을 조기에 시장에 도입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이 제도 도입을 정당화한다”며 “새로운 의료기술이 우수한지 열등한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제도가 신의료기술평가제도인데, 이 평가를 거치지도 않은 기술을 우수하다며 빨리 시장에 도입해야 한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식약처의 ‘강화된 임상평가’를 거친다는 말로 이 허점을 메우려고 하는데, 식약처는 그 기기를 활용한 의료행위가 환자에게 안전한지, 효과가 있는지를 평가하는 부처가 아니다”라며 “그런 평가를 하는 제도가 신의료기술평가제도고, 식약처에 따르면 기존 허가 과정과 동일한 기간에 이 ‘강화된 임상평가’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겠다는지 상세한 설명도 없고, 물론 강화된 임상평가를 한다고 해도 신의기술평가제도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역시 성명을 내고 “정부가 발표한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는 의료 기기 산업의 이윤을 위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잡은 ‘보건 행정의 포기 선언’”이라며 반발했다.

중증질환연합회는 “이번 제도의 가장 큰 폐해는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술이 ‘비급여’라는 이름으로 병원 현장에 무분별하게 깔리게 된다는 점”이라며 “충분한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되지 않은 고가의 AI·로봇 수술이 현장에 즉시 진입하면, 환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비싼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은 ‘혁신 기술’이라는 마케팅을 앞세워 환자에게 비급여 진료를 강요하게 될 것이며, 이는 결국 건강보험 체계를 흔들고 가계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가 대상으로 꼽은 AI 디지털 기기와 의료용 로봇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도 장기적인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분야”라며 “AI 알고리즘의 오류나 데이터 편향성으로 인한 오진, 로봇의 오작동은 환자의 생명과 신체를 위협하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90일의 검증 기간은 ‘규제’가 아니라 ‘안전벨트’로, 이를 80일로 단축한다는 것은 복잡한 소프트웨어의 버그와 기계적 결함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겠다는 직무 유기”라고 비판했다.

중증질환연합회는 끝으로 “정부는 산업 논리에 매몰돼 환자의 생명권을 팔아넘기는 ‘시장 즉시진입’ 제도를 즉각 철회하라”며 “혁신 기술일수록 더욱 엄격한 임상 평가와 안전성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신의료기술평가를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무분별한 비급여 진료 확대로 환자들에게 경제적 고통을 전가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공공 의료 안전망을 확충하라”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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