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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에서부터) 대한조산협회 이순옥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 대한병원협회 유경하 회장, 대한약사회 권영희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정우 직무대행 (사진=김미경 기자) |
[mdtoday = 김미경 기자] 내년도 수가 협상이 시작되면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의료현장 경영 위기가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재정 적자 전환이 예고된 상황에서 공단은 재정 건전성을, 의약 단체들은 수가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며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7일 서울가든호텔에서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의약 단체장 합동 간담회’를 열고 수가 관련 협상을 시작했다.
건강보험 수가는 의약단체가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나 약제·치료 재료 등에 대해 건강보험 재정으로 지급하는 대가인 요양급여 비용으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1년씩 계약이 이뤄져 매년 5월 말까지 체결해야 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과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대한병원협회 유경하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정우 직무대행,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 대한약사회 권영희 회장, 대한조산협회 이순옥 회장 등 6개 의약 단체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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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 (사진=김미경 기자) |
정기석 이사장은 “이 자리가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재정적·지정학적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보험료율은 현재 7.19%로 법정 상한 8%에 임박해 추가적인 수입 재원 확보가 용이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부터는 큰 폭의 재정 적자 전환이 확실시되고 있어,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 각계의 염려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공단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불필요한 의료 이용으로 인한 재정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2024년 7월부터 적정진료추진단을 운영하여, 극단적인 과다·과소 의료 방지를 통해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근거 기반 적정진료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보험이 국민 건강의 튼튼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는 가입자·공급자·보험자 모두의 재정관리 노력이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다”며 “올해 환산지수 협상은 국민이 필요한 의료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 인프라 유지를 고려하면서,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의 여파에 따른 국민의 경제적 부담과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협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의약계, 그리고 공단이 함께 어려운 여건을 헤쳐 나가며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단체장들의 넓은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반면 의약 단체들은 의료기관 경영 악화를 근거로 수가 인상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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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사진=김미경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지난해 협상은 어려운 여건 속에,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처참한 결과였다”며 “올해는 혹시나 하는 기대가 역시나가 되질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택우 회장은 “의료기관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안전한 진료 환경이 조성돼야 국민 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재정 고갈 우려만이 아니라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밴딩 폭이 제한된 구조에서 분배하다 보니 협상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며 올해는 밴딩 폭을 더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경하 대한병원협회장도 병원계의 부담을 언급했다. 유 회장은 “물가 상승과 인건비, 운영비 증가로 병원 경영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낮은 보상 수가로는 전문 인력 배치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수의료 정책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가체계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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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우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직무대행 (사진=김미경 기자) |
이정우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직무대행은 치과계 구조적 어려움을 강조했다. 이 직무대행은 “태생적으로 매우 낮은 수가 구조에서 출발한 치과 의료 분야는 보장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시장 변동성과 비용 상승에 더욱 민감하다”며 “불법 덤핑, 과도한 광고 경쟁, 인력난 등으로 동네 치과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원 및 중증질환 중심으로 설계된 국민건강종합계획과 같은 거시적인 정부 정책 틀 안에서 외래 의원 중심 진료 구조인 치과계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며 “치과 의료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 지원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의정 사태로 인해 상급종합병원 진료비가 크게 감소하면서 의정 사태와 관련이 없는 한의 유형까지 SGR 모형 상 불리한 결과를 받았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지난해 한의계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1.9%의 인상률을 제시받았지만, 한의 보장성 강화 등 수가 정책 지원을 추진하겠다는 재정운영위원회 부대결의가 성실하게 이행될 거라는 신뢰를 가지고 타결을 결정했다”며 “부대결의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으며, 정부가 부대결의 이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건강보험 진료비 점유율에서 한의 유형은 최하위 수준이고 실수진자 수도 유일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실수진자 수 감소와 보장성 정책 소외가 이어지는 한의 유형에서는 수가 협상을 통한 환산 지수 인상만이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은 “약국의 역할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번 협상 과정에서 약국 현장의 어려움을 충실히 전달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보건의료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게 책임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의약품 품절과 수급 불안정으로 약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수가 협상은 단순히 한 해 보상 수준을 정하는 절차를 넘어 약국이 국민 건강의 파수꾼 역할을 지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동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옥 대한조산협회장은 “분만 인프라 붕괴는 단순하게 의료기관 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산모와 아기의 기본적 건강권을 위협받는 문제”라며 “조산사가 제공하는 맞춤형 돌봄과 전문 케어가 지속 가능하도록 현실적인 수가 반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공단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오는 5월 11일부터 의약 단체와 1차 협상을 시작해 이달 29일 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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